대한상한금궤의학회 회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회장 이성준입니다.
코로나-19로 인해 고통을 받았던 긴 시간을 지나 2022년부터 점차 일상을 되찾아 오는 시간을 거쳐 2023년 계묘년을 여러분과 함께할 생각을 하니 다행스럽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난 2019년부터 2022년까지의 3년은 많은 사람들에게는 고통의 시간이었고 그것은 저희 학회 회원님들 역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2019년은 세상의 사람들에게는 팬데믹이 시작을 알리는 시간이었지만 이 시간은 우리에게는 오랜 기간 대한상한금궤의학회를 이끌어온 노영범 전회장님의 학회 탈퇴를 바라봐야 하는 고통의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상한론>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학회의 학문성취 방법과 그것을 외부로 표현하는 과정에 관한 학술교육연구위원회의 지향점과 노영범 전회장님의 지향점은 좁혀지지 않는 간극이 있었습니다. 그 간극을 조절하고자 수없이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이미 학회 탈퇴에 대해 마음을 굳혔던 전 회장님의 의지에는 미치지 못했었습니다.
하지만 대한상한금궤학회의 <상한론>에 관한 학술적 의지는 결코 이러한 고통에 꺾일 수 없었습니다. 우리는 논문을 통한 학문의 발전이 가장 기본이 될 수 밖에 없다는 굳은 믿음이 있었고, 이러한 발전은 학술지를 통해서 이뤄져야 한다는 신념이 있었습니다.
우리의 이런 믿음과 신념은 타협을 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살을 내주고 뼈를 취한다는 마음으로 노영범 전회장님을 보내드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2019년 초반은 우리에게 이런 어려운 시작을 알리는 기간이었지만 참으로 다행스럽게도 이 기간은 고통만이 존재하는 시간이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2013년 이래로 꾸준히 준비해오던 KCI 등재후보학술지 등극에 대한 노력이 2019년 11월 비로소 결실을 맺는 쾌거를 만들어냈습니다.
일단 KCI등재후보지가 되어 보니 우리 학회는 어떻게 상한론을 발전시켜야 하고 학문적 가치를 만들어가야 하는지에 대한 서광이 비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이 성과에 멈추지 않고 본격적인 준비를 해야 했습니다. 그것은 바로 ‘KCI 등재지 선정’이었습니다.
우리의 목표는 분명했지만 그동안 지속되었던 KCI 등재후보지를 위한 노력만으로는 부족했습니다. 등재후보지에서 등재지가 되기 위해서는 지난 6년 동안 기울였던 노력의 2배가 필요했습니다. 학교에 기반을 두지 않고 임상의들만으로 이뤄진 집단에서 KCI 등재지에 대한 목표는 모래바닥에 빌딩을 세우는 것처럼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솔직히 저는 개인적으로는 등재후보지만 되어도 괜찮은 것 같다고 생각했던 적도 있었더랬습니다.
하지만 우리 학회의 연구성과를 공식적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등재후보지만으로는 부족한 게 사실이었습니다. 우리는 어떤 일이 있더라도 ‘KCI 등재지’가 되어야 했습니다. 그것이 혼돈과 좌절에 빠진 한국의 한의계에 분명한 희망이 될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2019년부터 노력해온 등재지 선정과 관련된 노력은 2021년에 결과를 보는 듯 했습니다. 하지만 0.6점차의 안타까운 점수 부족으로 해당 해에 선정이 되지 못하는 아픔을 겪어야 했습니다.
하지만 우리 학회는 이런 고통은 항상 있어 왔던 일이고 이것은 당연히 극복해야 할 과정으로 여기는 구성원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우리는 우리의 문제점을 다시 면밀히 분석했고 등재지 선정을 위한 우리의 부족한 부분을 메꾸고자 끊임없이 노력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2022년 11월 2일 대한상한금궤의학회는 대한한의학회 소속 분과학회중에서 22번째로 KCI 등재지로 선정되는 쾌거를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과거 변두리의 상한론 망상론자라는 소리까지 들어오면서 공부를 해왔었습니다. 저와 학교연 선생님들은 주변의 비웃음과 비아냥을 견디어 가면서 오직 한의학의 ‘정상과학화’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왔습니다. 우리의 절치부심은 이제 화려한 날개를 날고 비상하는 모습으로 결과를 맺게 되었습니다. “KCI 등재지 등극”이 바로 그것입니다.
<상한론>이라는 텍스트는 중국과 한국, 일본의 3국에 걸쳐 고대 한의학의 뿌리를 설명해주는 가장 근원적인 서적으로서 2000여년동안 회자되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동안 중국의 상한론과 일본의 상한론을 공부해왔으며 같은 책을 이해하는 서로 다른 방식에 혼돈을 느껴왔었습니다. 그리고 어떤 것이 더 맞는지에 대한 가치판단도 하지 못하고 지내왔던 것이 사실입니다. 게다가 우리를 더 서글프게 만들었던 것은 한국은 이런 상한론의 혼돈의 세월에 철저히 배제되어 왔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2022년 11월 등재지 선정 이후로 이제 한국의 명실공히 우리나라만의 <상한론>을 위한 공식 학술지가 탄생이 되었습니다. 우리 대한상한금궤의학회는 이제 한국의 <상한론>을 대표하는 학회가 되었습니다. 한국의 <상한론>은 이제 대한상한금궤의학회의 모습으로 규정되어 질 것입니다. 그리고 대한상한금궤의학회의 성공이 곧 대한민국의 <상한론>의 성공이 될 것입니다.
KCI 등재학술지가 되도록 많은 노력을 해준 이숭인 편집위원장님과 20인의 학술교육위원회 여러분들의 노력은 너무 숭고하고 고마운 것임을 우리 학회 회원들은 인지하고 있을 것입니다. 너무 수고 많으셨습니다.
그리고 대한상한금궤의학회 회원여러분, 이제 여러분들 모두 자신 있게 이야기하실 때가 왔습니다. 우리는 더 이상 한국의 변방의 학회가 아닙니다. 우리가 한국의 <상한론>이고 우리의 상한론이 전 세계에 표준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대한상한금궤의학회. 이제 우리는 KCI 등재학술지입니다.
대한상한금궤의학회 회장 이성준 올림.